그믐에 가까워져 가던 달은 엷은 빛만을 하늘에 뿌리고 있었다. 늦은 밤의 길을 따라 달리는 버스는 점점 하늘을 가득 채운 도시의 누런 나트륨등의 불빛으로부터 멀어져 갔다. 충분히 어둠에 가까워졌다고 느꼈을 때, 나는 차에서 내렸다. 그리고 걷기 시작했다. 한적한 농로를 따라 얼마나 걸었을까, 작은 해변가에 다다랐다. 빛 한 점 없는 해변에는 부서지는 파도소리만이 채우고 있었다. 검다기 보다 보라빛으로 빛나던 하늘에는 수백의 창백한 빛들로 가득했다. 그리고 그 빛들 사이에서, 명멸하는 강렬한, 빛줄기들이, 쏟아지기 시작했다. 나는 처음 유성우를 만나던 순간을 이렇게 기억하고 있다. 그 명멸하는 창백한 빛의 모습이란 경이롭기까지 했다. 21세기를 살고있는 현대인들조차도 밤 하늘 앞에선 이런 감정을 느꼈을진대..